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한 금전 문제는 많은 분들이 겪는 현실적인 갈등 중 하나입니다. 오랜 기간 동거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돈을 빌려줬지만, 관계가 끝난 후 채무 변제는커녕 형사 고소까지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폭행 등의 사유로 되려 고소를 진행하면서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한 채무의 법적 효력, 그리고 형사 고소와 관련된 정당방위나 쌍방폭행 판단 기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고민하시는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사실혼 관계 금전채무 법적 유효 가능성
사실혼 상태에서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다 보면 금전적인 주고받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돈이 단순한 생활비였는지, 아니면 빌려준 돈인지가 이후에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법적으로는, 단순히 사실혼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채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돈을 주고받은 목적’과 ‘그에 따른 합의 여부’입니다.
채무로 인정되기 위한 조건과 증거
사실혼 상태에서 금전을 주고받았더라도, 이를 빌려준 것임을 입증할 수 있다면 채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에서도 다음과 같은 증거들이 유효하게 작용합니다. 상대방이 일정 금액을 특정 기간마다 상환하겠다는 취지로 남긴 녹음, 구체적인 상환 의사를 담은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그리고 ‘돈을 안 갚아도 좋으니 헤어져 달라’는 내용이 담긴 대화 기록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자료는 법원에서 단순한 연인 관계가 아닌 실질적인 채무 관계가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데 유리한 증거가 됩니다. 특히 상대방이 반복적으로 ‘갚겠다’고 언급하고, 일정 금액에 대해 상환 약속을 명확히 한 경우, 이는 묵시적이지만 명백한 ‘차용 계약’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혼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판결이 나오는 경우
다만, 주의할 점은 법원이 해당 금전 거래를 생활비 분담 혹은 증여로 해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명확한 차용증이나 계좌 입금 내역 없이 ‘같이 살던 중 돈을 줬다’는 정도만 존재할 경우, 상대방이 생활비 명목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후적으로라도 “이 돈은 빌려준 것이며 갚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화 내용이나 녹음 등이 중요합니다.
폭행 고소에 대한 대응과 정당방위 인정 가능성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른 후 상대방이 형사 고소를 통해 우위를 점하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과거 연인 사이에서 발생한 다툼이나 신체 접촉이 문제 되는 경우, 그 해석에 따라 일방의 폭행으로 몰릴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정한 요건이 갖춰진다면 정당방위 혹은 쌍방폭행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당방위 또는 쌍방폭행 판단 기준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대의 위법한 침해가 있었고, 그에 대한 방어행위가 필요하고 상당해야 합니다. 일방이 폭행을 먼저 했고, 이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밀치거나 제압한 정도라면 정당방위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또한, 실질적으로는 쌍방이 폭행을 한 경우, 즉 서로가 신체적 접촉을 한 경우라면 ‘쌍방폭행’으로 판단됩니다. 이 경우 형사적 처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거나, 기소유예 등으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진단서와 본인의 대응 자료
상대방이 안와골절과 같은 중한 상해 진단서를 제출했다면 상황이 불리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본인이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정황이 있었고, 이에 대한 증인이 존재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출근길에 상처를 본 동료나, 함께 살던 지인이 폭행 장면을 목격했다면, 이들의 진술은 신빙성 있는 반박 자료가 됩니다.
또한, 상대방이 경찰 출동을 불러야 할 정도로 격앙된 상태였고, “죽겠다, 뛰어내리겠다, 둘 중 하나 죽어야 끝난다”는 식의 협박을 했다는 녹음이나 통화 기록은 정당방위 또는 정당한 분리 요청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자료가 됩니다.
민사로 끝까지 가는 것이 정답?
형사 고소로 인해 위축되어 “합의하고 끝내자”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상황이지만, 채무를 끝까지 회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민사 소송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상대방이 감정적 동요를 유도하면서 ‘700만원만 주겠다’는 식으로 협상을 시도한다면, 이는 일종의 고의적 회피일 수도 있습니다.
민사소송은 형사와 별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가 나오든, 정식 재판으로 가든 민사 소송은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에서 유죄 여부와 관계없이, 채무에 대한 입증 자료가 확실하다면 채권 회수를 위한 소송은 정당하게 진행됩니다.
오히려 형사 고소 이후 ‘합의금 명목으로 채무 일부만 변제하고 나머지를 소멸시키려는’ 전략일 수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법적으로 명확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산조사와 강제집행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민사 승소 판결을 받아도 상대방이 고의로 재산을 숨긴다면 실질적인 회수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 추심을 위해 소송과 동시에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하다면 법원의 도움을 받아 채무자의 금융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강제집행을 통해 월급, 통장, 부동산 등에 대한 압류 절차도 가능합니다.
마무리하며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하는 법적 갈등은 단순히 감정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와 법적 판단의 싸움입니다. 억울한 마음이 크더라도 증거를 차곡차곡 모으고, 감정보다 논리로 대응한다면 원하는 결과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에 휘둘리지 않고 민사 절차를 차분히 진행하시길 바라며, 필요한 경우 변호사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전략을 구체화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민사소송 서류 작성이나 재산조사 방법 등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의해주세요.